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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대한변협신문 특별기고)

2021.02.01

 

최근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이란 제목의 책을 읽고 있다. 어느 날 고인이 된 영화평론가 진 시스켈이란 사람으로부터 “당신이 확실히 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란 질문을 받은 후 그 질문은 그녀 인생에 가장 중요한 질문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이후 그녀가 14년에 걸쳐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이란 제목으로 한 달에 한 번 쓴 칼럼 중에서 선택된 보석 같은 글들을 엮어 책으로 몇 년 전 발간한 것이다.

사실 변호사라고 하면 왠지 많은 이들은 뭐든지 다 알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항상 나의 무식이 탄로 날까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다. 어느덧 나이가 50줄에 들어서고 보니 이제 ‘내가 모르는데 다른 사람도 잘 모를 거야’라는 근거 없는 위로와 내가 확실히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대한 ‘인정으로 얻게 된 자유로움’을 즐기던 터라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이란 질문이 내게 다시 콕 박혔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이 과연 있을까? 얼마 전 갱년기가 찾아와 부부싸움을 심하게 하면서 보니 나는 20년을 같이 살아 온 남편에 대해서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는 사실에 경악했고, 내가 낳은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의 머리 속을 참으로 모르겠다며 매일 한탄한다. 세상 돌아가는 정치나 경제 모든 이슈는 물론이다.

가짜뉴스가 판을 친다고 하는데 내 스스로 검증할 능력이 제대로 있지 못하니 가짜 뉴스를 보며 속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세상에 ‘진실’이라는 것, ‘사실’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변호사 생활을 오래한 부작용인지 모르겠지만 늘 의심하게 된다. 내가 안다고 생각한 사실을 의심해야 더 진실에 가까이 다가간다고 오히려 생각하고 사는 쪽에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 윈프리의 글을 읽으며 “그래 나도 이건 동의할 수 있어. 나도 이건 확실히 알아”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오 나도 확실히 아는 것이 있구나 하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바로 ‘감사’에 대한 부분이다. 그녀는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의 힘과 즐거움에 대해 늘 옹호해 왔고 ‘감사 일기’를 10년 동안 빼놓지 않고 써서 모든 이에게도 그렇게 권유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더 많은 부와 더 많은 일, 더 많은 재산 목록을 쌓아왔는데도 불구하고 몇 년 전 쓴 감사일기를 읽다 보니 언젠가부터 기쁨을 느낄 시간이 조금도 없는 사람들 틈에 끼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고 반성한 후 다시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조언한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이 있다면,

만약 당신이 당신 앞에 나타나는 모든 것을 감사히 여긴다면 당신의 세계가 완전히 변할 거라는 점이다.

가지지 못한 것 대신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면

당신은 자신을 위해 더 좋은 에너지를 내뿜고 만들어낼 수 있다.

확신하건대, 매일짧게나마 짬을 내어 감사한다면, 크게 감탄할 만한 결과를 맛보게 될 것이다”라고.

중학생 즈음으로 기억한다. 택시에서 내리면서 기사 아저씨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더니 그 아저씨가 너무나 환한 웃음으로 친절하게 반응하며 나에 대해 갑자기 칭찬을 늘어놓으시는 것을 보며 그날 나는 결심한 것 같다. 앞으로 “고맙습니다”라고 늘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말이다. 참으로 단순하고 순진한 결심이어서 웃음이 나오지만 최소한 내가 감사할 때 상대가 행복해지는구나를 그때 깨달았던 모양이다. 그 이후 나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를 늘 입에 달고 산다. 물론 의례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감사하려 노력한다.

성질이 더러운 나와 살아주는 남편이 고맙고, 부족한 엄마 밑에서 잘 자라주는 아이들이 고맙고, 불같고 성질이 괴팍한 대표인 나를 도와 묵묵히 일해주는 우리 법무법인 숭인의 변호사님들, 직원들이 고맙다. 내 옆을 지켜주고 내가 찾을 때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는 친구가 있어 고맙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기는 참으로 쉽지 않다. 그런데 그때가 가장 감사함이 가져다줄 선물이 가장 필요로 할 때라고 오프라 윈프리는 조언한다. 나는 확실히 안다. 그녀의 말이 맞다는 것을.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 왜 이런 험한 일이 내게 생긴 것일까’라고 원망을 멈추고 그 일이 내게 생기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결심한 순간 나의 영혼이 자유롭게 뛰어오르며 한 단계 점프하는 것을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오프라 윈프리의 친구 마야 안젤루는 “태풍의 눈 안에 갇혀도 신께서 구름 안에 무지개를 넣어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고맙다고 하는 거에요”라며 조언했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구름 안에 있는 무지개를 찾아내는 것에 집중하면 태풍은 어느덧 사라지고 구름도 구름으로 보이지 않는다.

힘든 선거를 치르고 이제 곧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선다. 그들을 응원한 분들도 있고 응원하지 않았던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 그들을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들을 응원하며 고마워하는 마음을 전달하면 그들에게 힘이 되어 더 열심히 뛸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변협 50대 집행부의 일원으로 2년을 보내게 된 것은 내게 너무나 과분하고 감사한 일이었다. 부족하지만 우리의 경험들이 이어져 앞으로 51대 집행부에서도 꽃피워지면 정말 고맙겠다.

/양소영 변호사

서울회·법무법인 숭인 대표

출처 : 대한변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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